내가 사랑하는 사람
정호승
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
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
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
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
나무 그늘에 앉아
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
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
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
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
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
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
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
나무 그늘에 앉아
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
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
▶참고자료
시인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아픔과 고통을 '그늘'과 '눈물'로 표현한다. 그리고 그러한 삶의 고통을 인정하고 위로하며 더불어 사는 사람만이 진정한 삶의 기쁨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.
이 시는 화려한 수사 어구가 아닌 단순한 표현만으로도, 우리가 자칫 무심코 넘길 수 있는 일상의 깨달음 -함께 더불어 사는 삶의 아름다움- 을 전해준 작품이라 하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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